윤삼현 씨(가명ㆍ32)는 최근 카카오스토리에 팀장이 남겨놓은 글을 발견하고
섬뜩한 느낌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회사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개인 감상을 적은 것이 화근이었다.
SNS는 더 이상 사적인 공간이 아니었다.
윤씨는 더 이상 SNS에 사적인 글을 쓰지 않는다.
윤씨는 "회사 인사고과만 아니면 당장 끊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페이스북을 시작한 대학생 김 모씨(27)는
하루에 게시물 4~5개를 올리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동아리 사람들과 자주 보지는 못해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매일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절친(절친한 친구)`을 얻은 것 같았다.
상황이 변한 것은 동아리에서 문제를 일으킨
친구를 두둔하고 나서면서부터였다.
온라인 절친들은 김씨에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김씨는 결국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온라인 속 네트워킹에 매달렸던 사람들 중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새롭게 출시되는 SNS엔 모두 가입했던 것과 달리 계정을 삭제하거나
사실상 버려두는 식으로 SNS를 끊고 있는 것.
`SNS 단식`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정보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최근 배우 박시후 사건이 알려지면서 상대 여성으로 엉뚱한 인물이 지목됐다.
`네티즌 수사대`에 이 엉뚱한 인물의 신상이
`털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엉뚱한 인물이란 것이 나중에 알려지긴 했지만
해당 인물이 입은 피해에 대해 누구 한 명 사과하지 않았다.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이
마치 자신을 잘 아는 것처럼 사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는 일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SNS가 아예 본인에 대한 검증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기업에서 입사 지원자의 SNS를 통해 인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아주 쉽게 상대의 내밀한 속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에 이름이나 휴대폰 번호만 있다면
누구든 `신상 털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2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2세 이상 SNS 이용자의 7.7%가
`SNS에 개인정보를 공개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7%는 `SNS를 통해 남긴 글로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자신의 SNS에 올린 글들이 화살이 돼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겐 SNS가 업무의 연장선이 돼버린 것도
SNS 단식에 동참하는 사람이 느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구축한 사적인 공간에
직장 동료 선후배들이 끼어들면서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
SNS가 `소셜네트워크 스트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부터 대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강지원 씨(가명ㆍ27)는 페이스북이라면 진저리가 난다.
페이스북 메신저로 업무를 보고하거나
보고서 내용을 공유하고 지시를 받는 것은 약과다.
입사 직후 실시된 페이스북 `교육` 시간 때는
의무적으로 사장, 부장 등 상사와 `친구`가 돼야 했다.
친구가 됐다고 일은 끝나지 않았다.
강씨는 "상사의 글에 인턴들이 서로 `좋아요`를 누르는 모습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며
"글을 올릴 때 보안설정을 일일이 하는 게 번거로워
현재는 게시물을 아예 올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이 SNS 활용에 목을 매면서 회사 홍보 게시물에
강제로 `좋아요`를 누르도록 할당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진흥원 조사를 보면 직장인 SNS 이용자의 경우
절반 이상인 57.1%가 업무용도로 SNS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26.7%는 `하루에 1회 이상` 업무를 위해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SNS가 확산되면서 점점 더 광고성 글과 의미 없는
스크랩 등이 넘쳐나 아예 SNS를 접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정리한 정효택 씨(37)는
"습관적으로 페이스북을 클릭하면서 보낸 시간이 내 여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뭐라도 배우는 것도 아니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읽는 데 인생을 낭비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요즘엔 어디를 가든 책을 들고 다니기로 했다.
그는 "불편해도 내 인생엔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NS에 매달리느라 정작 교류와 소통이 사라졌다고 개탄하는 사람도 있다.
강상면 씨(34)도 최근 친한 친구의
부친상으로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였지만
어느 순간 말 없이 모두들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강씨는 "온라인에서는 매번 같이 얼굴이나
보자고 하면서도 정작 얼굴을 맞대고는 스마트폰에 빠지는 게 안타까웠다"며
"나부터라도 굴레를 벗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성원 인터넷진흥원 단장은
"SNS에 빠져들수록 오히려 지금 옆에 있는 동료나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순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가 유행이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 단계를 지나 포화가 되면서
처음에 가졌던 호기심과 신기함이 많이 식은 상태가 돼 그만두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며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강한데
게시물 등을 올렸을 때 반응이 없고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많이 그만두게 된다"고 말했다.
SNS를 통한 범죄가 늘면서 SNS를 멀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황성원 단장은 "사생활 침해에서 오는 폐해를
직간접적으로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사생활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인터넷 단식족들은 더 늘어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황 단장은 이어 "SNS상 게시물들도 개인들의
속 깊은 내용을 담기보다는 누가 보더라도
상관없을 만한 것들이 많이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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